설레임 그리고 떠남

걷기는 세계를 느끼는 관능에로의 초대다.

休淡 2013. 3. 25. 19:58

 

 

 

 

 

 

 

 

 

 

 

 

 

 

 

 

걷기는 세계를 느끼는 관능에로의 초대다.

걷는다는 것은 세계를 온전하게 경험한다는 것이다.

이때 경험의 주도권은 인간에게 돌아온다

기차나 자동차는 육체의 수동성과 세계를 멀리하는 길만 가르쳐 주지만

그와 달리 걷기는 눈의 활동만을 부추기는 데 그치지 않는다.

우리는 목적 없이 그냥 걷는다.

지나가는 시간을 음미하고 존재를 에돌아가서 길의 종착점에

더 확실하게 이르기 위하여 걷는다.

전에 알지 못했던 장소들과 얼굴들을 발견하고 몸을 통해서

무궁무진한 감각과 관능의 세계에 대한 지식을 확대하기 위하여 걷는다.

아니 길이 거기에 있기에 걷는다.

걷기는 시간과 공간을 새로운 환희로 바꾸어놓는 고즈넉한 방법이다.

그것은 오직 순간의 떨림속에만 있는 내면의 광맥에 닿음으로써

잠정적으로 자신의 전 재산을 포기하는 행위다.

걷기는 어떤 정신상태, 세계 앞에서의 행복한 겸손,

현대의 기술과 이동수단들에 대한 무관심,

사물에 대한 상대성의 감각을 전제로 한다.

그것은 근본적인 것에 대한 관심,

서두르지 않고 시간을 즐기는 센스를 새롭게 해준다.

스티븐슨이 생각하기에 '진정한 걷기 애호가는 구경거리를 찾아서

여행하는 것이 아니라 즐거운 기분을 찾아서 여행한다.

다시 말해서 아침의 첫걸음을 동반하는 희망의 에스프리

저녁의 휴식에서 맛보는 평화의 정신적 충만감을 찾아서 여행한다.'

 

다비드 르 브르통<걷기예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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